[앵커]
2년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될 거라는 약속을 믿고 입사했던 KTX 여승무원들이 엉뚱하게 정리 해고를 당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데 12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
우리 사회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운 그녀들의 12년 투쟁을 이승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꿈의 고속철'이라 불린 KTX 개통과 함께 그녀들의 첫 사회생활도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정규직으로 전환될 거라는 약속은 없어지고, 해고 통지서가 날아듭니다.
2006년 5월, 이때 부터 용감한 그녀들의 투쟁이 시작됩니다.
3년간의 농성과 단식 수많은 행진, 조명탑 고공 농성까지.
[오미선/ KTX 해고 여승무원 : "희망과 일해보고 싶다는 열정, 첫 사회에 나와 사회인이 되면서 그런 희망도 얻었는데 이제는 KTX 때문에 내가 죽을수도 있게구나."]
세상의 무관심에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녀들의 곁엔 종교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이 있었습니다.
["딸들아 믿는다. 꼭 이겨야 돼."]
["끝까지 해야죠. 반 년 아니라 1년, 1년 아니라 10년. 내딸 너무너무 장해요.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 게..."]
그녀들의 투쟁에 마침내 법원이 답합니다.
[김승하/ KTX 해고 여승무원 : "우리 이겼어. 우리 철도공사 직원 맞고, 우리 복직할 때까지 월급 지급하라고 판결 났다."]
그런데 이 판결은 4년 뒤 대법원에서 뒤집혔고, 함께 10년을 고생했던 한 동료는 그 상실감에 세상을 버립니다.
그리고 최근 이 판결의 배경에 대법원의 사법거래 의혹이 드러납니다.
["내 친구 살려내고 13년 동안의 세월 보상하십시오."]
20대 중반의 풋풋한 승무원은 이제 30대 엄마가 됐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그녀들, 이들이 갈 곳은 KTX 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기자 ( bullseye @ kbs . co . 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