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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가 FA 최대어 양의지(31) 영입전에서 발을 뺀다. 내부적으로 양의지를 비롯해 외부 FA 영입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철수였다.
한화는 올 겨울 FA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부임 첫 해 3위로 기대이상 성적을 내며 10년 암흑기를 끝낸 한용덕 감독에게 뒤늦은 '취임 선물'이 주어질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실제 한화는 구단 차원에서 외부 FA에 대한 논의를 했다. 리그 최고의 포수이자 정상급 타자인 FA 최대어 양의지는 공수에서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최근 2년간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을 하지 않았던 한화는 자금력에 여유가 있다. 올 시즌 11년만의 가을야구 진출로 그룹 이미지를 높인 만큼 충분한 투자 가치도 있다. 한용덕 감독이라고 해서 양의지가 탐나지 않을 리 없다. 어느 감독이든 양의지는 두 팔 벌려 환영이다. 두산 수석코치 시절 양의지와 함께했던 한용덕 감독은 그의 가치를 잘 안다.
하지만 현장과 프런트의 논의 끝에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모았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 목표가 내년에 당장 우승하는 것보다 팀 뎁스를 더 강화하며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쪽에 맞춰져있다. 거기에 맞춰 FA 방향을 잡았다"며 "감독님께서 선수 욕심 가질 만한데 임기 이후까지 팀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구단에서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3위로 깜짝 돌풍을 일으킨 한화이지만 냉정하게 팀 전력 이상의 성적이었다. 아직 국내 선발진이 자리를 잡지 못했고, 고령화된 야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팀이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FA 영입으로 우승을 노리는 것은 무리라고 봤다. 당초 계획대로 내년은 육성, 리빌딩의 과정이다.
물론 양의지는 좋은 선수이지만 팀 전체 조화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는 올해 최재훈-지성준 2명의 포수 체제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최재훈의 안정된 투수 리드와 수비력, 지성준의 공격력이 조화를 이뤘다. 최재훈이 29세, 지성준이 24세로 나이도 아직 젊다. 어떻게 보면 중복 자원이다. 양의지 정도 되는 선수라면 중복 전력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지만 포수가 부족한 롯데나 NC보다 시급한 건 아니다.
또 다른 한화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우리가 육성 체제를 선포하며 2020년 우승 도전을 목표로 세웠다. 긴 호흡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올해 성적이 잘 나왔지만 객관적 전력 이상이었다. 내년 성적에 대한 부담은 있겠지만 지금 기조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 부임 때부터 한화는 2020년 대권 목표로 3년간 '단계적 리빌딩'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은 예정대로 간다.
내년 시즌 후 FA 시장에 좋은 매물들이 나온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KIA 안치홍, 롯데 전준우가 내년 FA 최대어로 꼽힌다. 아울러 FA 상한제가 도입돼 자격 취득이 1년 단축되면 나성범(NC) 이용찬·최주환·허경민(이상 두산) 등도 FA 시장에 나온다. 올해 아껴둔 실탄을 마음껏 쓸 수 있다. 2020년 대권 도전을 계획대로 올 겨울에는 조용히 숨을 고를 한화다.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09&aid=0003908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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